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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이 높은 인기 드라마에 출연하는 것은 모든 배우들의 소원이다. 과거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한국 드라마 역사상 최장 드라마로 이름을 올린 작품의 배우가 자진하차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제작진들은 해당 배우의 하차는 아랑곳하지 않고 드라마 제작을 강행했다면 믿을 것인가?
드라마 전원일기는 1980년 처음으로 방영되어 2002년 종영한 장편드라마이다. 자그마치 22년 동안 방영되며 1088부작이라는 한국 드라마 역사상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 오랜 시간 방영된 만큼 해당 작품에 출연한 주연 배우들 역시 오랫동안 드라마에서 열연을 펼쳤다.
문제는 젊은 남자 배우들의 군입대가 드라마 제작 기간과 겹쳐있었다는 것이다. 작중 김회장네 둘째 아들의 아들, 즉 김회장의 손자 역할을 맡은 강현종은 1996년부터 전원일기에 출연하게 되었다. 이후 1999년 군입대를 앞두고 감독에게 하차 의사를 밝혔다. 입대를 앞둔 강현종에게 건낸 감독의 말은 지금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충격적인 말이었다.
바로 "네가 군대에 다녀와도 전원일기가 끝날 것 같지는 않으니 드라마에서 입대한 것으로 출연하자" 라는 말이었다. 졸지에 실제 입대를 해야하는 강현종은 작중 맡은 역할 '수남' 역시 입대하는 것으로 대본이 변경되어 배우와 맡은 역할이 동시에 입대하게 되었다.
장편 드라마가 없는 현재로서는 배우들의 군입대 문제는 제작 전 서로 상의하고 촬영에 들어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한 장편 드라마라 할지라도 배우가 군입대를 하게된다면 자연스럽게 드라마에서 하차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대표적인 장수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 전원일기에서는 배우가 하차하지 않고, 작중 역할이 군입대하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군입대를 하면 하차해야한다는 선입견을 깬 선례인 것이다. 실제로 당시 강현종 배우의 입대 당시 이를 주제로 드라마 한 편을 제작했다. 군입대 과정을 생생하게 담은 것이다. 이후 국방부의 협력을 통해 실제 배우의 군부대에서 촬영하거나, 휴가 시기에는 '수남'이 휴가나오는 것으로 전원일기에 종종 얼굴을 비추기도 하였다.
이후 강현종은 전원일기의 '진짜 사나이' 편은 물론, 군복무 중 촬영한 '우리아들 육군 일병'. '우리아들 육군 상병', '사진작가 이복길' 편에 출연하며 '군대에서 휴가를 나온 설정'으로 연기하게 된다. 이외에도 말년휴가 당시에도 전원일기를 촬영하며 드라마를 사랑하는 마음을 시청자에게 각인시킬 수 있었다.
복무가 끝난 강현종은 자연스럽게 드라마 내에서도 전역하며 정상적인 출연을 이어나갔다. 22년 동안 방영된 최장수 드라마인 덕분에 가능했던 것이다. 이로서 강현종은 한 드라마 내에서 하차하지 않고, 군입대와 전역, 드라마 복귀를 마친 전무후무한 배우로 남게 되었다.
'수남' 역을 연기한 배우 강현종은 이후 게임 해설자와 게임 코치로 이름을 알리게 된다. 2005년 MBC GAME이 주최한 MC 선발대회에서 활약하며 정식 게임 해설자로 선발되었다. 당시 강현종이 해설을 맡은 게임은 워크래프트 3로 게이머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던 종목이었다.
해설자 경력을 끝낸 강현종은 직접 게임 감독으로 데뷔하며 큰 업적을 남기게 된다. 현재 전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리그오브레전드'의 팀 감독으로 부임하며 첫 감독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크고 작은 트랜드를 형성하는데 기여한 감독으로 알려져 있으며, 현재까지도 꾸준한 감독 생활을 이어나가가고 있다.
현재는 ROX Gaming의 총감독을 맡고 있으며, 락스 이스포츠 아카데미 학원 총괄 및 강사로 활동중에 있다. 군입대와 전역을 한 드라마 안에서 하차하지 않고 무사히 마치며 이후 배우가 아닌 게임 업계로 커리어를 선회한 강현종의 일대기는 현재 세대들에게 알려지며 적지않은 반전을 안겨주고 있다.